
[ 📖 목차 ]
- 들어가는 말: S&P500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
- [후회] 급등할 땐 '닭 쫓던 개', 급락하니 '기회'가 보였다
- [공부] 아이온큐? 리게티? 재무제표 보고 얼어붙은 이유
- [전략] 이번 달 적립금의 15%, ETF로 '꿈'을 쏘아 올리다
- [비전] AI의 한계, 결국 양자컴퓨팅이 열쇠가 될까?
- [결론] 0이 되거나, 10배가 되거나 (투자의 즐거움)
들어가는 말: S&P500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
안녕하십니까. '차근차근 재테크 스터디'의 InvestLog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저는 제 포트폴리오의 핵심(Core)을 'S&P 500(시장 지수)'과 '배당성장주(방어)'로 꽉 채워 단단하게 다졌습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15년 뒤 은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자산만 꾸준히 모아가도 충분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S&P 500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가장 안전한 우상향 자산이니까요.
하지만 투자자로서 제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묘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남들 다 아는 안전한 길 말고, 정말 세상을 바꿀 '미래 기술'의 초입에 투자해서 남들과는 다른 큰 수익을 내보고 싶다."
이것은 초보자의 욕심일 수도 있고, 투자의 재미를 찾기 위한 본능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달 투자할 적립금 중 딱 15%를 떼어내어, 모두가 "아직은 시기상조다", "위험하다"라고 말리는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이 글은 그 위험천만한 '꿈'에 대한 저의 솔직한 투자 기록입니다.
[후회] 급등할 땐 '닭 쫓던 개', 급락하니 '기회'가 보였다
사실 제가 양자컴퓨팅에 관심을 가진 건 꽤 오래전부터였습니다. 뉴스를 볼 때마다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계산을 단 몇 분 만에 끝낸다"는 문구는 저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관심을 가지고 HTS(주식 거래 시스템)를 켤 때마다, 관련 주식들은 이미 저세상 텐션으로 급등해 있었습니다.
"아, 그때 살걸..."
저는 그저 지붕 쳐다보는 '닭 쫓던 개'마냥 입맛만 다실 뿐, 이미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감히 진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양자컴퓨팅은 저에게 '놓친 버스'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장 조정과 함께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기술주 고점 논란으로 나스닥이 흔들리자, 실적이 없는 양자컴퓨팅 관련주들은 훨씬 더 처참하게 급락했습니다. 고점 대비 반토막 가까이 나는 종목들도 수두룩했습니다.
사람들은 "거봐, 실체 없는 버블이 터졌다"며 공포에 떨었습니다. 바닥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저는 그때가 기회라고 느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거품이 걷힌 합리적인 가격에 미래의 '꿈'을 살 수 있는 세일 기간 아닐까?"
남들이 공포에 질려 투매할 때, 저는 조심스럽게 매수 버튼을 누를 준비를 했습니다.
[공부] 아이온큐? 리게티? 재무제표 보고 얼어붙은 이유
"그래, 사자! 그런데 뭘 사지?"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종목을 고르려니 다시 한번 벽에 부딪혔습니다. 양자컴퓨팅 업계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 아이온큐 (IonQ): 한국인 김정상 교수가 공동 창업한 대장주 격인 회사로, '이온 트랩'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 리게티 (Rigetti): 초전도 방식의 큐비트 기술을 가진 대표적인 하드웨어 기업입니다.
- 디웨이브 (D-Wave): 양자 어닐링 기술의 선구자로 불립니다.
이름만 들으면 당장 세상을 바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투자자로서 이들의 '재무제표'를 열어보는 순간, 매수 버튼을 누르려던 손이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돈을 버는 회사가 하나도 없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적자 상태였고, 매출은 미미했습니다. 버는 돈은 없는데 연구개발비(R&D)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어 흑자로 전환되려면 3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아니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이 중에 하나를 골랐다가 그 회사가 파산하면? 내 소중한 투자금도 0원이 되는 건가?"
급락장에 진입하려는 '야수의 심장'은 가졌지만, 망할지도 모르는 회사에 내 돈을 태울 배짱까지는 없었습니다. 한 가지 기업에 '몰빵'하기에는 리스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전략] 이번 달 적립금의 15%, ETF로 '꿈'을 쏘아 올리다
개별 기업의 재무적 위험을 확인한 후, 제가 선택한 해답은 바로 'ETF(상장지수펀드)'였습니다.
"누가 1등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양자컴퓨팅 세상이 온다는 '방향성'은 확실하다."
저는 개별 기업의 '승패'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성장'에 베팅하기로 했습니다. 1등부터 10등까지 주요 기업들을 묶어놓은 ETF를 매수하면, 그중 한두 개 기업이 도태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대박 기술을 터뜨려준다면 산업 전체 지수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개별 종목의 '상장 폐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금 운용 원칙'을 세웠습니다.
"내 전체 자산의 15%가 아니다. 이번 달에 투자할 '적립금'의 15%만 넣는다."
투자 전략 중에는 '코어-새틀라이트(Core-Satellite)' 전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 코어(85%): S&P 500, 배당주 등 잃지 않는 안전한 자산으로 내 계좌의 중심을 지킨다.
- 새틀라이트(15%): 양자컴퓨팅 같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을 위성처럼 띄워, 혹시 모를 '초과 수익'을 노린다.
만약 양자컴퓨팅 기술이 실패해서 이 15%가 반토막이 나더라도, 나머지 85%의 코어 자산이 성장해주면 제 은퇴 계획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찾은 '꿈을 꾸면서도 현실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었습니다.
[비전] AI의 한계, 결국 양자컴퓨팅이 열쇠가 될까?
제가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양자컴퓨팅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AI(인공지능)와의 연결고리' 때문입니다.
요즘 챗GPT나 생성형 AI가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전력 소모'와 '연산 속도'의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합니다. 기존의 반도체(0과 1) 방식으로는 AI의 기하급수적인 데이터 처리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제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양자컴퓨팅의 '큐비트(Qubit)' 기술은 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슈퍼컴퓨터가 수천 년 걸릴 계산을 단 몇 분 만에 끝내는 이 꿈의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AI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차원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마치 인터넷 시대에 '광통신망'이 필수였던 것처럼,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는 결국 양자컴퓨팅이 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결론] 0이 되거나, 10배가 되거나 (투자의 즐거움)
결국 저는 남들이 공포에 떨며 투매하던 시점에, 실적도 없는 테마주 ETF를 매수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모한 도박이 아닙니다. 'ETF'라는 안전벨트와 '적립금의 15%'라는 확실한 브레이크를 걸고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 15%의 위성 자산은 앞으로 제 계좌에서 가장 골치 아픈 말썽꾸러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루에 10%씩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를 태우며 제 멘탈을 시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매일 아침 주식 창을 열어볼 때 저를 가장 설레게 하고 가슴 뛰게 만드는 '투자의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안전한 S&P 500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미래를 미리 소유했다는 그 짜릿함이 저를 장기 투자의 길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본 포스팅은 개인의 학습 일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절대 아닙니다. 고위험 자산 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매우 큽니다.)